만화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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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대클럽 (The Bandage Club)

“이것은 싸우지 않는 형태로 자신들의 소중한 것을 지키기로 한 세상 어느 귀퉁이의 어느 작은 클럽에 관한 기록이자 중간보고이다.” 만화가 수많은 콘텐츠, 영화나 소설의 원천 소스로서 활용되고 있다는 것은 이제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사실이다. 하지만 이와 반대로...

2010-12-01 김현우
“이것은 싸우지 않는 형태로 자신들의 소중한 것을 지키기로 한 세상 어느 귀퉁이의 어느 작은 클럽에 관한 기록이자 중간보고이다.” 만화가 수많은 콘텐츠, 영화나 소설의 원천 소스로서 활용되고 있다는 것은 이제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사실이다. 하지만 이와 반대로 요즘에는 성공한 다른 장르의 콘텐츠를 만화화 하여 새롭게 그려내는 경향도 있는데, “붕대클럽”또한 바로 이런 종류의 콘텐츠다. “고독의 노랫소리”, “가족 사냥”으로 알려진 일본 미스터리 작가, 텐도 아라타가 7년 만에 발표한 소설로서, 이미 베스트셀러가 된 작품이고 더 나아가 츠츠미 유키히코 감독으로 영화화까지 만들어진 작품으로 2권짜리 만화화가 되어서 발매되었다. 이렇게 다른 장르의 이야기를 만화로 옮기는 경우는 크게 두 가지 양상을 보인다. 하나는 완전히 체화하여 전혀 다른 이야기로 만드는 경우와, 성공한 이야기를 그대로 따라가며 이야기의 그림화를 이루는 방법이다. 만화를 좋아하는 필자로서는 전자의 전개를 선호하지만 안타깝게도 이 작품 “붕대클럽”은 후자의 이야기 형식을 띠고 있다. “사람이 받은 상처에 우리가 해줄 수 있는 일은 거의 없다. 하지만 깊이 침전된 상대방의 마음을 헤아리며 붕대를 감음으로써 ‘그건 상처야’라고 부르며 ‘그 상처 아프지?’ 라고 위로를 전달 할 순 있을지도 모른다.” 만화는 철저히 소설의 이야기를 충실히 재현하는데 힘을 쏟고 있다. 그래서일까? 텍스트로 만나는 감동보다 그림으로 보는 감동이 조금은 덜 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서로 받은 상처를 알아주고 그 알아준다는 사실을 “붕대 감기”를 통해 표현한다는 독특한 설정은 만화를 통해서 잘 표현되고 있다. 특히 성장기의 청소년들이 서로에게 입은 상처를 스스로 다독이면서 감싸는 모습은 묘한 감동을 주기 까지 한다. 누구나 다 상처를 입으면서 살아가는 것이 인생이다. 사회적 인간으로서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얻는 상처는 간호 치유 하지 못한 채 깊은 낙인이 되어 상처 입은 사람을 나락으로 빠뜨리기도 한다. 현대 사회가 개인화 되면서 더욱더 다른 사람의 상처는 무관심해지고, 본 듯 안본 듯 그냥 지나가면서 상처들은 더욱 고름을 내게 되는 것이다. “붕대 클럽”은 이러한 서로의 무심함에 더 큰 생채기를 낸다는 사실을 상기하면서 서로의 상처를 보듬어 줄때 우리는 위로를 받고 상처를 치유할수 있다는 잊혀져가는 미덕을 그려주고 있다. 조금 더 나아가 주인공들이 고등학생인것을 가만하여 친구들간의 애틋하지만 애증이 얽혀 있는 우정, 그리고 청춘들의 방황들을 성장이야기의 발판을 빌려 세심하게 그려내고 있다. 만화는 원작의 이러한 장점들을 반영은 했되, 조금은 아쉬움으로 남은 그런 작품이겠지만, 성공한 콘텐츠의 다양성을 경험해 보고 싶다면 한번쯤 일독을 해보는 것은 어떨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