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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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펜스 데빌

“내 이름은, 쿠카바라, 너 같은 죄인을 도와주는, 지옥의 변호사야.” “신암행어사”로 일본 만화시장에서 성공을 거둔 윤인완(story) & 양경일(Art) 콤비가 드디어 주간 소년 선데이(週刊少年サンデ?)에 연재를 시작했다. 소학관에서 발행하는 주간 소년...

2010-11-29 김현우
“내 이름은, 쿠카바라, 너 같은 죄인을 도와주는, 지옥의 변호사야.” “신암행어사”로 일본 만화시장에서 성공을 거둔 윤인완(story) & 양경일(Art) 콤비가 드디어 주간 소년 선데이(週刊少年サンデ?)에 연재를 시작했다. 소학관에서 발행하는 주간 소년 선데이는 주간 소년 점프, 주간 소년 매거진과 더불어 일본의 3대 만화잡지로 불리는 인기매체로 2010년 현재 약 70만부 정도의 발행부수를 기록하고 있다. 여기서 연재되는 인기 작품으로는 “명탐정 코난”, “메이저”, “사상 최강의 제자 켄이치”, “절대가련 칠드런”, “하야테처럼”, “신만이 아는 세계”, “결계사” 등이 있으며 이들 작품은 한국어판으로도 발행되어 국내에서도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 “아일랜드”로 시작된 이 두 작가의 인연은 일본에 진출한 이후 “좀비헌터”, “신암행어사”, “Burning Hell”, “Let`s Bible”로 이어지면서 드디어 한국인 최초로 주간 소년 선데이에 “디펜스 데빌”을 연재하게 된 것이다. “나와 계약을 맺으면, 네 죄에 정당한 이유가 없었는지를 낱낱이 조사할 거야, 그리고 그 결과에 따라 너는 무죄가 되는 건 물론 다시 살아날 수도 있지.” “디펜스 데빌”은 전형적인 판타지 만화다. 데뷔작인 “소마신화전기”부터 한 번도 판타지 장르를 벗어나지 않았던 양경일의 그림은 이제 완숙기에 접어들어 그야말로 흠 잡을 곳 없는 뛰어난 작화와 연출을 보여주고 있다. 윤인완 역시 판타지로서 최고의 퀄리티를 자랑하는 스토리들을 그간 창작해왔는데, 무엇보다도 이번 작품에서는 스토리의 완급조절이 잘 배치된 절묘한 균형 감각이 무척이나 눈에 띤다. 작품의 주인공인 쿠카바라는 악마의 대왕 메피스토 바르토의 셋째 아들로 어떠한 사건으로 인해 최강이라 불리던 능력을 모두 빼앗기고 지옥의 입구인 이벤트 호라이즌으로 추방당한 허약한 악마다. 악마이면서도 착한 성품을 타고난 그는 ‘인간계’에 관심이 많고, 불의를 보거나 억울한 영혼을 보면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도와주는, 악마답지 않은 구석이 있다. 작품의 포커스는 바로 이런 쿠카바라의 이율배반적인 본성에 맞추어져 있고, 자신의 힘을 되찾기 위해 억울하게 죽은 영혼의 변호를 도맡아 사신들로부터 구해준 후 그 대가로 영혼이 방출하는 ‘다크매터’를 얻는다는 설정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래서 쿠카바라의 직업은 ‘지옥의 변호사’가 되는 것이고, ‘마계 변호사법’에 따라 ‘무죄 아이템’을 찾아내 억울하게 죽은 자의 영혼을 사신에게서 구제해주는 일을 하는 것이 이 작품의 뼈대다. 매회 새로운 의뢰인이 생기고 그 때마다 새로운 사신들과 대결하면서 쿠카바라는 조금씩 자신의 힘을 되찾아간다. 매 회마다 쿠카바라는 ‘다크매터’를 통해 잠깐이지만 예전의 힘을 되찾아 사신들과 대결을 벌이는데, 흥미로운 점은 사신마다 자신만의 ‘지옥’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아직 1권밖에 나오지 않았지만 ‘재미있는 만화’로 독자들에게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