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마스터 (AIR MASTER)
“너, 너였구나...요즘.. 이 부근에...갑자기 나타난...여자 스트리트 파이터가...‘날으는 스트리트 파이터’라고....불리는...‘에어마스터’....” 만화의 최대 무기는 상상력이라고 누구나 말한다. 그러나 난 만화의 최대 무기는 ‘황당함’이라고 생각한다. ...
2010-11-23
김현우
“너, 너였구나...요즘.. 이 부근에...갑자기 나타난...여자 스트리트 파이터가...‘날으는 스트리트 파이터’라고....불리는...‘에어마스터’....” 만화의 최대 무기는 상상력이라고 누구나 말한다. 그러나 난 만화의 최대 무기는 ‘황당함’이라고 생각한다. 상상력과 황당함 사이에는 많은 차이가 존재하지만, 그래도 난, 만화를 읽을 때 내가 즐거운 이유가 상상력 같은 고상한 단어가 아니라, 황당무계한 자유로움이라고 생각한다. 아무렇지도 않게 틀을 벗어나고 수시로 상식을 깨부수는 황당무계함이야말로 만화가 독자에게 주는 최고의 즐거움이며 경계가 없는 발상에서 시작된 자유로움이 읽는 이에게 무한한 해방감을 제공해준다고 생각한다. 여기에 소개하는 “에어마스터”는 “81다이버”의 작가 shibata yokusaru의 출세작으로 여고생 스트리트 파이터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판타지 액션’만화다. 총 28권으로 완결되었으며, 한국어판은 대원씨아이를 통해 출간되었다. “에어마스터”는 앞서 얘기한 만화의 ‘황당무계함’을 극한까지 끌어올린 ‘재미있고 유쾌한’ 작품으로 아무 생각 없이 시간을 보내기에도 적합하고 만화의 즐거움을 음미하기에도 아주 좋은, 한 마디로 잘 만들어진 작품이라 하겠다. “이제부터 네 스스로를 기계라고 생각해라, 기계는 쓸데없는 생각도 없고 또한 한 치의 오차도 없지, 정해진 동작만을 완벽하게 보여주면 되는 거야.” 주인공인 여고생 아이카와 마키는 천재 격투기 선수와 여자 체조선수 사이에서 태어난, 말 그대로의 ‘타고난 천재’다. 어렸을 때부터 엄격한 엄마 밑에서 ‘정밀기계’가 되는 혹독한 훈련을 받았으며, 타고난 재능에 무시무시한 노력이 겹쳐지면서 중학 시절에는 일본 최고의 여자 체조 선수로서 이름을 날렸다. 고등학교에 들어와 남자보다도 키가 커지고 정신적 지주였던 엄마가 죽자 한동안 목표를 잃고 방황하다 우연히 스트리트 파이트에 빠져들게 된다. 처음의 싸움에서 팽팽한 충실감을 맛봐버린 후부터 정신적인 공허함을 느끼거나 체조선수였을 때의 ‘긴장감’을 느끼고 싶을 때마다 거리에서 싸움을 해왔으며 어느새 ‘날으는 스트리트 파이터’라 불리며 ‘에어마스터’라는 멋진 별명까지 얻게 되었다. ‘에어마스터’ 마키에게는 끊임없이 도전자들이 밀려든다. 처음에는 단순한 여고생 액션 코미처럼 진행되던 만화가 어느 순간부터 무협지를 방불케하는 화려한 액션 판타지로 바뀌게 되는데 강자들과의 대결을 통해 매번 강해지고 진화하는 마키의 모습은 ‘드래곤볼’의 손오공과 많이 닮아있다. 체조선수였을 때의 동작을 싸움에 접목시킨 마키의 격투기술은 끊임없는 대결을 통해 날로 진화하고, 한 번 싸운 상대의 특기를 자기 것으로 만들어 버리는 타고난 재능은, 결국 자신의 스승이자 벽이었던 아버지마저 넘어버린다. 1권부터 28권까지 아주 재미있고 신나게 읽을 수 있으며, 동명의 애니메이션으로도 나와 있어 이런 장르의 작품을 좋아하는 독자들에게는 최강의 패키지 선물이 될 듯하다. 특히 처음에는 다소 어색해보이던 작화가 매 권을 거듭할수록 진화하는 모습을 보면 무척이나 흥미롭다 느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