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아리의 골짜기 (왕립대학 소란극)
“대체 뭐야? 그 닐 라이더란 녀석 정체가!” 이리에 아키: 일본 카가와 현 출신으로 대학시절에는 중국문학을 전공했다. 2004년 엔터브레인의 월간 『코믹빔』에 ‘알베르티나’로 데뷔, 이듬해 “군청학사”로 연재를 시작하며 ‘제2의 모리 카오루(의 작가)’라 불리며...
2010-11-16
김현우
“대체 뭐야? 그 닐 라이더란 녀석 정체가!” 이리에 아키: 일본 카가와 현 출신으로 대학시절에는 중국문학을 전공했다. 2004년 엔터브레인의 월간 『코믹빔』에 ‘알베르티나’로 데뷔, 이듬해 “군청학사”로 연재를 시작하며 ‘제2의 모리 카오루(<엠마>의 작가)’라 불리며 인정받기 시작한다. ‘이리에 아리’라는 필명으로도 활동하고 있으며, 시원하고 매력적인 그림체와 스토리 전개, 독보적인 표현력으로 일본 내에서 크게 기대를 모으고 있다. 2004년과 2005년 일본 만화잡지 ‘점프’ 캐릭터 대상 일러스트 부문에서 연속 수상했으며, 첫 연재작 “군청학사”로 2007년 ‘이 만화를 읽어라’에 4위로 선정되었다. “군청학사”는 4권으로 완결되었으며, 그밖에 단행본으로 “메아리의 골짜기”가 있다.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중앙북스에서 한국어판으로 출간한 이리에 아키의 단편집 “군청학사”는 ‘새로운 감수성’에 목말라있던 독자들의 기대에 부응하듯, 출간 직후부터 호평을 받으며 만화 애호가들 사이에서 좋은 입소문을 탔다. 개성적인 그림체에 깔끔하고 독특한 구성을 통해 묘한 여운을 남기는 이 작가의 색깔은 그간 일본 만화에서는 볼 수 없었던 매우 ‘신선한’ 느낌이었다. “제법, 기가 센 왕자님이군.” 여기에 소개하는 “메아리의 골짜기”는 일본에서는 2006년도에 출간된 작품으로, “군청학사” 4권에 수록된 단편 ‘다리 저편’의 주인공 라이더와 마지의 옛날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한국에서는 이 작품의 뒷이야기인 ‘군청학사’가 모두 완결된 뒤에야 같은 출판사인 중앙북스를 통해 출간된 셈인데, 한 권으로 완결된 작품이라 단편집인 “군청학사”보다 이야기의 재미와 집중도가 훨씬 더 높고 꽉 찬 느낌이다. 책 제목 옆에 조그맣게 붙어있는 “왕립대학 소란극”이라는 부제를 통해 알 수 있듯이, “메아리의 골짜기”는 왕과 귀족이 존재하는 유럽의 어딘가를 가상의 무대로 삼고, 왕가가 운영하는 왕립대학 내에서 벌어지는 아기자기한 에피소드들을 꽤나 소란스러우면서도 운치 있게, 거기다 신비감까지 더해 다채롭게 다루고 있다. 입학수석을 차지한 천재 주인공 ‘닐 라이더’와 그와 동기생인 명문 귀족가의 자제 율리우스, 율리우스의 여동생이자 왕자의 신부로 내정된 우나, 철부지이지만 담대함과 기품을 갖추고 있는 왕자 아서가 서로 얽혀 빚어지는 소란스러운 이야기들이 작품의 주된 내용이며, 후에 “군청학사”에서 라이더와 긴 여행을 떠나는 귀엽고 활발한 파트너 마지는 이 작품에서는 라이더의 단골식당에서 지내며 소년처럼 행동하는 씩씩한 고아 소녀로 등장한다. “좀 더 머무르고 싶었는데” “메아리의 골짜기”에는 끝 무렵에 이리에 아키의 첫 연재작인 “후크짱, 여행 또 여행”도 수록되어 있어 그의 팬에게는 정말 좋은 선물이 될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