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왕 (쥬브나일 리믹스)
“이 빛을 비추는 한 사람 한 사람이 평화를 바라고, 자기 이외의 누군가를 위해 기도할 수 있다면....세계에서 일어나는 대부분의 문제는 해결될 거라고 생각 안 해? 이누카이에겐 재능이 있어. 힘이 있다. 그는 백년에 한 명 나올 만한 지도자야.” “집오리와 들오...
2009-12-09
석재정
“이 빛을 비추는 한 사람 한 사람이 평화를 바라고, 자기 이외의 누군가를 위해 기도할 수 있다면....세계에서 일어나는 대부분의 문제는 해결될 거라고 생각 안 해? 이누카이에겐 재능이 있어. 힘이 있다. 그는 백년에 한 명 나올 만한 지도자야.” “집오리와 들오리의 코인로커”, “사막”, “오듀본의 기도”, “사신 치바”, “마왕”, “종말의 바보”, “중력 삐에로”, “러시 라이프”, “칠드런” 등등 수많은 화제작을 집필하며 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일본 문학계의 신성으로 자리매김한 이사카 코타로, 한국에도 그의 책들이 대부분 소개되어 많은 팬들을 보유하고 있으며, 무엇보다도 그의 소설이 영화, 드라마, 만화 등의 원작으로 적극 사용되고 있어 현재 일본 문학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소설가 중 하나다. “그 사람은 모두를 하나로 만들고 싶은 거야, 내가 봐도 지금의 일본인은 모두가 제각각이야, 태어나고 자란 장소에 대한 자긍심도 없어, 자기 일만 생각하지, 눈앞의 문제에 대해 ‘아무렴 어때’와 ‘상관없어’가 넘치고 있어, 그리고 ‘어떻게든 되겠지 뭐’... 그 사람은 한 번 확실하게 하고 싶은 건지도 몰라, ‘아무렴 어떻지 않다’, ‘상관없지는 않다’, ‘어떻게도 되지 않는다’라는 것을....” 여기에 소개하는 “마왕 쥬브나일 리믹스”는 이사카 코타로의 소설 “마왕”과 “그래스호퍼”를 믹스한, 새롭고 독특한 형식의 무척이나 재미 있는 만화다. 원작인 “마왕”에서는 주인공들의 나이부터 직업까지 이 만화와 모두 다르며, 큰 설정과 줄거리, 캐릭터의 능력만 따왔다고 한다. 또 다른 원작인 “그래스호퍼”는 국내에도 같은 제목의 만화가 이미 등장하여 완결되었는데,(전 3권, 원작자는 이사카 코타로지만 그림작가가 이 작품과 다르다, 연관성은 있으나 완전히 다른 작품이다, 소설은 아직 한국어판이 출간되지 않았다) 동일한 인물들이 다수 등장하기 때문에 두 개의 만화를 비교해서 읽어보면 꽤 재미있다. 그러니까 이 만화 “마왕 쥬브나일 리믹스”는 원작자가 같은 두 개의 소설을 하나로 합친 만화인 것이다. “실은 나, 어릴 적에 초능력을 쓸 수 있었어.” 원작에서는 모두 다 30대 성인들인 주인공들이 만화에서는 다 10대의 소년들로 설정되어 있다. 큰 줄기는 같다. 다만 원작에서는 30대 정치인으로 설정되어 있던 이누카이가 도시개발과 빈민화, 범죄 등에 맞서는 자경단 “그래스호퍼”를 이끄는 패기만만한 젊은 지도자로 등장하고 복화술을 쓸 수 있는 샐러리맨 안도는 고등학생, 10/1의 확률을 지배하는 안도의 동생 준야 역시 고등학생으로 바뀌어 등장하고 있다. 그래서일까? 원작의 황당하고 허무한 결말에 비해 만화판 “마왕”이 훨씬 더 재미있다고 평하는 분들이 많은데, 그건 아마 두 개의 소설을 잘 버무린 적확한 기획이 있었기 때문인 것 같다. 이 만화의 잔재미가 있다면, “그래스호퍼”에 등장하는 개성적인 3인조 킬러들도 모두 등장한다는 것이다. 칼잡이 소년 세미, 자살전문 킬러 쿠지라, 푸쉬맨 아사가오, 3인조 모두가 아주 인상적인 장면을 연출하며 작품을 이끌어가는 러 쿠되고 있다.(범죄조직 프로일라인도 등장한다) 원작자가 같은 두 개의 소설을 합쳐, 큰 재미와 의미 깊은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는 “마왕 쥬브나일 리믹스”를 만화를 통해 재미와 감동을 찾는 독자들께 적극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