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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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능하신 주 하느님, 주님께서 하신 일은 크고도 놀랍습니다. 주여 누가 주의 이름을 두려워하지 아니하며 영화롭게 하지 아니 하오리까, 네 심판이 이르렀다 하리로다. 하늘에서 불이 내려와 저희를 소멸하고 악마는 불과 유황 못에 던지우니 거기는 짐승과 거짓 선지자도 있어...

2009-12-04 김진수
“전능하신 주 하느님, 주님께서 하신 일은 크고도 놀랍습니다. 주여 누가 주의 이름을 두려워하지 아니하며 영화롭게 하지 아니 하오리까, 네 심판이 이르렀다 하리로다. 하늘에서 불이 내려와 저희를 소멸하고 악마는 불과 유황 못에 던지우니 거기는 짐승과 거짓 선지자도 있어 그들은 세세토록 밤낮 괴로움을 받으리라.” 1928년 11월 3일 오사카 토요나카 시 태생, 오사카 대학 의학전문부 졸업, 의학박사, 1946년 ‘마이짱의 일기장’으로 데뷔했으며 1947년 ‘신보물섬’은 대히트를 기록했다. 이후 일본 스토리만화의 확립에 힘쓴다. 또한 애니메이션 세계에서도 큰 업적을 남겼다. 대표작으로는 ‘우주소년 아톰’을 비롯해 ‘리본의 기사’, ‘불새’, ‘정글대제’, ‘블랙 잭’, ‘붓다’, ‘아돌프에게 고한다’ 등이 있다. - (책표지 작가 소개 글 인용) 일본에서 “만화의 신(神)”이라 칭송되는 테즈카 오사무, 그가 일본 만화계에 남긴 업적은 한 시간을 들여 기술하더라도 다 표현할 수 가 없다. 개척자, 선구자, 천재, 지평을 연 자 등등 시대를 앞서가고 새로운 예술장르를 개척한 이 위대한 작가에게 따라붙는 칭호는 끝도 없이 많다. 새로운 세계를 열어젖혔다는 사실보다 더더욱 중요한 것은, 대부분의 일본인들이 가장 사랑한 작품들을 그의 손으로 창조해냈다는데 있다. 우리나라에서야 ‘아톰’을 만든 작가 정도로만 알려져 있지만 일본에서 테즈카 오사무의 족적은 그야말로 역사로서 취급받는, 거장이자 일종의 상징이다. “난 언제나 당신에게 모든 일을 고백하고 있어, 왜냐하면 당신이 나를 경찰에게 내보내지 않을 걸 알기 때문이지.” 여기에 소개하는 테즈카 오사무의 “MW [뮤]”는 소학관의 성인잡지 “빅코믹”에 1976년부터 연재를 시작해 1978년에 끝을 맺은, ‘아톰의 아버지’ 테즈카 오사무가 아닌, 차갑고 어두운 테즈카 오사무의 모습을 볼 수 있는 걸작이다. 이 어둡고, 무거우며, 파격적인 만화가 국내에서 정발되었다는 사실부터가 매우 놀랍고, 지금으로부터 30여년전에 이런 이야기 구조를 만들어냈다는 것은, 정말 그는 천재였구나 하고 생각하게 만든다. 당시 일본의 부조리한 사회구조와 부패한 정치, 경제계의 이면을 냉소적으로 파헤치며, 악마라고밖에 부를 수 없는 한 남자가 세상을 향해 벌이는 복수극을 밀도 있게 그려낸 이 작품은 신부(神父)와의 동성애, 수간(獸姦), 유아 유괴와 살인 등등 30년이 지난 지금에도 받아들이기 힘든 위험한 소재와 설정들을 거침없이 배치하며 이야기를 이끌어 나가고 있다. 주인공인 유키는 ‘옴므 파탈’이라 부르는데 아무런 막힘이 없는, 아름다움과 욕망, 치밀한 두뇌와 냉정함까지 모두 갖추고, 인간이란 존재 자체를 증오하는 말 그대로 ‘악마’같은 인간이다. 이런 유키의 곁을 항상 지키며, 때로는 애인으로, 때로는 동료로, 그에게서 벗어나지 못하는 가라이 신부(神父)의 선악에 대한 고뇌가 이 작품의 핵심이라 하겠다. 마지막 씬에서 살아남은 유키가 웃는 모습은 마치 영화 “유주얼 서스펙트”의 엔딩씬을 보는듯한 섬뜩함을 주는데, 30년 전에 이런 스릴러를 만들었다는 것은 정말 대단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