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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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falda (마팔다)

“만화란 대상의 성격을 과장하거나 생략하여 익살스럽고 간명하게 인생이나 사회를 풍자하거나 비판하는 줄거리가 있는 여러 컷짜리 그림이다. 자유로운 과장법과 생략법을 써서 단순· 경묘(輕妙) 그리고 암시적인 특징을 노리는 것이 순수회화와 구별되는 점이다. 회화 또는 풍자...

2007-09-04 석재정
“만화란 대상의 성격을 과장하거나 생략하여 익살스럽고 간명하게 인생이나 사회를 풍자하거나 비판하는 줄거리가 있는 여러 컷짜리 그림이다. 자유로운 과장법과 생략법을 써서 단순· 경묘(輕妙) 그리고 암시적인 특징을 노리는 것이 순수회화와 구별되는 점이다. 회화 또는 풍자화를 캐리커처(caricature)라고 하는데, 이는 이탈리아어의 caricare(과장하다)라는 동사에서 나온 말로서, 현재는 영국·프랑스 등 극히 일부 유럽지역에서 시사만화를 가리켜 쓰는 말이며, 일반적으로는 과장된 인물화를 캐리커처라 한다. 그리고 시사만화나 한 장면만화는 카툰(cartoon)이라고 하며, 4컷 이상이 연결되어 스토리가 이루어지는 만화는 코믹스(comics) 또는 코믹 스트립스(comic strips)라고 하는데 이것은 주로 미국에서 쓰는 말이며, 유럽에서는 보통 카툰이라고 한다. 한국과 일본·중국 등지에서는 만화라고 하며, 소설처럼 긴 스토리를 엮어나가는 만화는 극화(劇畵)라고도 한다.”(두산세계대백과에서 인용) 나이를 지긋이 드신 어르신들에게 ‘어떤 만화를 아시나요?’ 라고 여쭤보면 아마도 예전에 신문에 연재되었던 “왈순 아지매”나 “고바우” 등을 말씀하실 것이다. 매일매일 집으로 배달되는 신문에 작은 칸 4개로 연이어 구성되어 그날의 이슈나 사회 전반적인 문제를 코믹하게 풍자하던 추억의 4컷 만화는 어르신들에게 ‘만화’라는 것의 원형으로 각인되어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일반적으로 알려진 만화란, 대개가 일본 “망가”의 영향으로 인해 코믹스 장르의 극화만화를 뜻하지만 세계 만화사에 길이 남을 명작 중에는 4컷 만화의 형태를 띤 카툰 장르의 작품들이 굵직하게 새겨져 있다. 전 세계적으로 가장 유명한 캐릭터 중 하나인 “스누피”조차 그의 친구 “찰리 브라운”과 함께 미국의 아침을 유쾌하게 열어젖혔던 “피너츠”라는 4컷 만화의 주인공이었다. 2000년에 작가인 피터 슐츠가 사망하면서 또 한 번 세간의 화제가 되었던 “피너츠”는 1950년 첫 연재를 시작으로 2600개가 넘는 신문사에 연재가 되었고 75개의 나라에 수출되었으며 40개의 나라말로 번역되었다고 한다. “왜 우리나라가 후진국일 수밖에 없는지 알아?” 여기에 소개하는 아르헨티나에서 가장 유명한 4컷 만화 “마팔다”는 사회풍자만화의 진면목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남미 풍자만화의 진면목을 보여주는 “마팔다”시리즈는 1964년부터 73년까지 아르헨티나의 신문에 연재되었던 작품으로 ‘어른보다 더 어른스러운 어린이’를 등장시켜 당시의 아르헨티나 정치판과 국제정서를 풍자했던 작품으로 출간 당시부터 미국의 “피너츠”와 비교되곤 했는데, “피너츠”에는 ‘잘 사는 나라의 심약한 아이들’이 등장하는 반면 “마팔다”에서는 ‘현실 참여적이고 비판적인 아이들’이 등장한다는 점에서 두 만화는 확연히 다르다. “준비물도 필요 없고, 방을 어지럽혀 어머니께 꾸중들을 염려도 없다. 그저 팔짱을 끼고 가만히 앉아있기만 하면 된다. 이 새로운 놀이를 마팔다는 ‘정치 놀이’라고 부른다.” 국제분쟁 문제로 끙끙 앓는 지구본을 간호하는, 폭탄파마 형의 검은 머리를 가진 10살이 되지 않은 어린 소녀, 가장 아끼는 것은 ‘지구본’이며 소원은 ‘지구평화’인 ‘마팔다’, 어린 아이의 직관력으로 인간의 본성과 어른들의 부조리를 날카롭게 꼬집는 “마팔다”는 세상을 살아가는 어른들, 특히 자녀가 있는 부모라면 반드시 읽어봐야 할 만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