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 드래곤 라르 그라드 (BLUE DRAGON 라르Ω그라드)
“고스트 바둑왕”, “데스노트”의 작가 오바타 타케시의 신작이 나왔다. 전작들의 이름만으로도 이미 흥행을 보장받은 작가의 신작 “라르 & 그라드”는 그야말로 “명불허전”이라는 사자성어를 실감하게 해주는 판타지 액션 만화다. 작품의 띠지에 쓰여 있는 광고문구 조차...
2007-09-03
이지민
“고스트 바둑왕”, “데스노트”의 작가 오바타 타케시의 신작이 나왔다. 전작들의 이름만으로도 이미 흥행을 보장받은 작가의 신작 “라르 & 그라드”는 그야말로 “명불허전”이라는 사자성어를 실감하게 해주는 판타지 액션 만화다. 작품의 띠지에 쓰여 있는 광고문구 조차 유명작가의 거대 프로젝트라는 냄새를 팍팍 풍기는데 “XBOX 360의 게임소프트와 TV 애니메이션으로 이어지는 ‘BLUE DRAGON PROJECT" "라는 광고문구아래 “ ‘고스트 바둑왕’ , ‘데스노트’ 의 귀재, 오바타 타케시”라는 육중한 이름이 박혀있는 이 화제의 신작은 권당 만 부를 넘기기 힘들다는 한국 만화 시장에서 조차 권당 10만부의 신화를 써낸 작가의 유명세에 힘입어 태어나기 전부터 부유한 출생환경과 확고한 사회적 지위, 막대한 부를 보장받은 대기업의 후계자 같은 느낌의 작품이다. 그러나 작품 자체의 질이 떨어진다면 이러한 유명세도, 화려한 마케팅도 아무런 소용이 없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는 만화잡지의 상징 ‘소년 점프’의 집영사 편집부는 정말 약이 오를 만큼 탄탄한 기획력과 화려한 연출로 독자의 시선을 한순간에 사로잡아 버린다. 화려하고 힘이 넘치는 그림체야 전작들을 통해 익히 알고 있었지만, 이번처럼 전형적인 판타지 장르에서 또 다시 달라진 환상적인 그림체를 선보이는 오바타 타케시의 작화력은 정말 혀를 내두를 정도다. 설정 역시 훌륭하다. ‘그림자’라 불리는 어둠의 마수가 생물체에 기생하면서 기생형 퍼스트, 침식형 세컨드, 증식형 서드 라는 세 가지 형태의 괴수로 변한다는 작품의 설정은 이런 류의 만화를 좋아하는 독자라면 그저 즐겁게 빠져들 수밖에 없는 아주 흥미진진한 설정이다. 다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은 광고 문구에 적혀있는 대로 애당초부터 원작의 게임화를 상정하고 간 작품이기 때문에, 아직 1권밖에 나오지 않은 현 시점에서는 작품의 세계관과 설정을 설명하는데 너무 많은 지면을 할애한 탓에 스토리에 있어 조금 미진한 면이 엿보인다는 것인데 이러한 단점조차도 사실 ‘옥의 티’ 수준이다. 가장 매력적인 요소는 단연코 주인공인 ‘라르’의 존재다. 앞서 설명한 세 가지 타입의 어느 것에도 해당되지 않는 융합체 라르는 자신의 몸속에 깃들어 있는 그림자 ‘그라드’를 친구라고 부르는 “프랜드”라는 특수 융합체다. 라르의 몸 안에서 갑자기 모습을 드러내어 가공할 전투력과 파괴력을 선보이는 ‘그림자’ 그라드는 마수들 사이에서 ‘광란의 마수(데릴 몽스트르) 블루 드래곤’이라 불리는 무시무시한 ‘그림자’다. 작품의 제목처럼 ‘라르 & 그라드’는 하나의 육체를 공유하고 있는 각기 다른 이질적인 존재지만 서로간의 목적이 부합되어 공생의 관계를 추구하는 흥미진진한 존재다. “기생수”의 판타지 확장판 같은 느낌의 이 주인공들은 하급 마수처럼 인간을 습격하여 맹목적인 살육을 저지르는 목적 없는 행위를 좋아하지 않으며 15년이라는 긴 시간동안 어둠속에 같이 갇혀 있었기 때문에 서로간의 장점과 단점을 너무나 잘 알 수밖에 없는, 서로의 존재를 인정하고 있는 최고의 파트너이다. 이런 “라르 & 그라드”에게 육성교육을 통해 15년 동안 세계와 인간에 대한 많은 것을 교육시킨 여자 미오는 그간 이 작가의 작품에서는 볼 수 없었던 새로운 형태의 여자 주인공이다. 똑똑하고 지적인 외모에 옷을 벗으면 풍만하고 매력적인 몸매를 드러내는 미오의 존재는 남성독자들에게 또 다른 기쁨을 주는 존재이기도 하다. 15년만의 봉인에서 벗어나 첫 전투를 훌륭히 치러낸 라르와 그의 스승이자 애인인 미오의 새로운 모험은 이제 막 시작했다.